대회 후기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2022) 고등부 가우스부 1차 시험 후기

unordered_map 2022. 5. 30. 12:43

총점 : 1교시 46 + 2교시 40 = 86 (상위 5%, 금상)

 

<세 줄 요약>

1. 문제들이 쉬워서 금컷을 90점대로 예상한다.

2. 계산 실수를 하지 않아서 준비를 안했음에도 점수가 잘 나왔다.

3. 6점은 다 맞혔지만 4점은 하나 틀렸다...

 

unordered_map이 PS하는 블로그

이지만 나는 중학교 때까지 수올러였다. (이 블로그의 첫 글인 소개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3년 동안 수올에 손을 놓고 있다가, 문득 이번이 수올을 볼 마지막 기회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준비 단 1분도 하지 않고, 오로지 참가에 의의를 두고 마지막 수올을 응시했다. 그렇게 부담 없이 봐서 그런지 계산실수도 하나도 안했고,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 2차에는 갈 것 같다. 상의 색은 7월 4일에 결과가 발표하는 대로 이 글 맨 마지막 부분을 수정할 것이다(수정 완료).

 

4점은 쉬웠고, 킬러 문제가 6점이 아닌 5점에 배치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킬러 문제라고 하더라도 기존 킬러 문제만큼 어려운 문제는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수올 공부를 평소에 열심히 한 친구가 컨디션까지 좋았다면 만점도 노려볼만한 시험이었던 것 같고, 금컷은 90점대에서 형성될 것 같다.

 

1교시하고 2교시 둘다 3분씩만 더 있었으면 95점인데 시험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별로 좋지 않은 거 같아서 그렇게 아쉽지는 않다. 오랜만에 잡생각 없이 수학문제 푸니까 재미있었다.

 

20문항을 다 적기 귀찮아서 아래에는 내가 틀린 문제와 어려웠을 법한 문제들만 골라 풀이를 적었다.

 

1. 내가 틀린 문제

 

1. 4점 조합 - Q) A 3개 B 2개 C 2개를 나열하는데, A끼리 인접하지 않는 경우의 수는?

A) A들 사이사이에 문자를 배치하는 경우의 수 4H2, B 2개와 C 2개를 나열하는 경우의 수는 4C2여서 곱하면 60이다.

4H2가 뭐가 어려운 거라고 중복조합 안쓰고 손으로 개수 세다가 2개 빼먹어서 답을 48이라고 썼다. 이걸 시험이 끝나고 3초 후에 깨달았다. 나는 바보...

 

2. 5점 정수론 - Q) 21^9508+21^5+1=소수*소수인데, 이 중 작은 소수를 구하여라.

A) f(x)=x^9508+x^5+1에서 mod x^2+x+1을 취하자. x^3==1 (mod x^2+x+1)이므로 f(x)==0 (mod x^2+x+1)이다. 따라서 답은 21^2+21+1=463이다. 솔직히 수올 공부를 꾸준히 했으면 눈에 보였을 것 같다. 찍어서 맞힌 친구도 있던데 그 친구는 좀 대단한 것 같다. 암튼 현재 내 실력에서는 틀릴만한 문제이다.

 

3. 5점 기하 - Q) 삼각형 ABC가 있고, AB=4, AC=9, BC=12이다. AB의 중점을 D, AC의 2:1 내분점을 E라고 하고 ADE의 외접원을 그리자. A에서 BC에 평행하게 그은 직선이 ADE의 외접원과 만나는 점을 F라고 했을 때, 30AF를 구하여라.

A) 개인적으로 난이도 상 제일 어려웠던 문제인 것 같다. FD와 FE를 연장해서 BC와 만나는 점을 D', E'이라고 하자. 여기서 각 잘 돌려주면 ADE랑 FD'E'이랑 합동이고 FDE랑 ABC가 합동이다. 여기서 길이 잘 잡아서 미지수 2개 넣고 톨레미 정리까지 쓰면 식 2개 미지수 2개라 풀린다. 풀이 완성이 끝나기 1분 30초 전에 되어서 계산을 못해서 못풀었다. 시험 끝나고 3분 정도 투자하니 답이 나왔고, 답은 115가 나온다. (사실 시험 중에는 톨레미 정리라는 말은 생각이 안나고 톨레미 정리 식만 생각이 났다 ㅎㅎ)

 

2. 어려운 문제

 

내가 틀린 21^9508 문제와 기하 문제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나머지 문제에서 어려웠을 법한 문제는 아래와 같다.

 

1. 29m^2+34mn+10n^2=170의 정수해 개수는?

(5m+3)^2+(2m+n)^2=170=13^2+1^2=11^2+7^2이다.

나는 이 식이 쉽게 보여서 쉬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이켜보면 이를 완전제곱식으로 못 묶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정15각형에 색칠하기

빨간공을 R, 파란공을 B라고 하자. 정삼각형이 5개 있는데, 이 중 하나의 정삼각형에만 R이 2개 들어간다. 이 정삼각형을 기준으로 잡고, 이 중 B를 1번 공으로 잡자. 그러면 원순열이 직순열로 정렬이 된다. 그리고 나머지 정삼각형에 공 색을 정하는 경우의 수가 3^4가지인데, 이 중 B로 인해 정오각형이 생기는 2^4만 빼주면 된다. 따라서 81-16=65이다.

 

3. 아폴로니우스 원 각 돌리기

그냥 아폴로니우스 원 그리고 각 돌리면 된다. 개인적으로 1교시 중에 제일 어려운 문제였던 거 같고, 나도 끝나기 8분 전에 풀었다. 아폴로니우스 원을 생각했냐 못했냐의 차이인 것 같다.

 

4. f, g, h 함수 세기

g, h의 뜻이 뭔지 알면 쉽게 셀 수 있다. g의 가능성이 8개라는 것은 f(1)=1, f(2)=2, f(3)=3 중 정확히 2개만 성립한다는 것이고, h의 가능성이 12개라는 것은 f(x)=1, f(y)=2, f(z)=3인 x, y, z의 개수 중 하나는 3개이고 나머지 2개는 2개라는 뜻이다. 여기까지 파악했으면 세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답은 132이다.

 

3. 결과 (7월 4일 수정됨)

86점이 금...? 상위 5%인 것을 보니 턱걸이 금상인 것 같다. 극상위권 중에 5점 2개 4점 1개를 틀린 사람은 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 운 안 좋았으면 상 색 하나 내려갔을 것 같다. 준비를 하나도 안한 시험 치고 과분한 결과라 당황스럽긴 한데, 그래도 좋은 결과니까 기분 좋게 넘어가려고 한다. 물론 시간 거의 안 들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돈과 시간 들여서 보는 시험이니 2차 시험은 조금이라도 준비해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